갑자기 웬 일본어?
올해 문득 드는 생각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무언가를 더 배우면 좋겠다.'라는 막연한 바람이 있었다. 코로나로 닫혔던 하늘길이 열리고 다시 나가본 해외여행. 홍콩 여행에서도 언어적인 불편함이 있었고 '외국어를 하나 더 공부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던 중에 인스타그램 광고에 낚여 가벼운 학습지를 알게되었다. 일본어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이동시간이 짧은 이웃 나라를 고려해봤을 때 일단 중국어는 배워두면 좋을 것 같은데 중국이 싫었다. 중화권을 여행하면 항상 좀 불편하다. 던지듯이 놔주는 식당에 접시들하며 시끄러운 성조들이 온전히 그 장소를 즐기지 못하게 하는 것 같다. 반면에 일본 여행은 항상 좋았던 것 같다. 맛좋은 음식들하며 고풍스러운 유적들. 우리나라는 다 태워놓고 약오르긴 하지만 내가 죽기 전까지는 일본이 물에 잠길일은 없을 것같고. 일본 여행은 혼자서도 떠나기 부담스럽지 않으니 일본어를 배워보기로 한다.
혼자하면 실패 할 것 같아서 친구도 하나 낚았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공부하다보면 그래도 더 낫겠지 싶은 마음에 덜컥 혼자 결제하지 않고 친구와 함께 해쳐나가기로 했다.
가벼운 학습지를 선택한 이유
사실 어학이라고 하면 전통적인 강자들이 많다. 요새는 한본어도 온라인 강의를 하니까 말이다. 그 와중에 가벼운 학습지를 선택한 이유는 저렴한 가격에 패키지 상품을 제공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30만원대 금액에 일본어 문법과 회화팩까지 평생 강의라고 해서 혹해서 넘어갔다. 교재가 얇은 것도 한 몫했다. 각 잡고 공부할 생각이 크진 않았다. 차근차근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게 목표였다. 인스타 광고하는 것들에 대한 신뢰도 없고 그냥 매일 조금씩 하루에 조금씩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 앞으로 4년 정도 꾸준히 일본어를 공부하려는 계획이였다. 그러다보니 하루에 10분 정도만 투자하면 된다는 광고에 끌렸던것도 사실이다.
1~4주차
고등학교 제2외국어 찍먹 이후로 근 20년만에 다시 만난 히라가나. 진도를 나가기 전 히라가나부터 다시 외우기로 하고 0주차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공부부터 시작.
내가 이러려고 아이패드 산거지! 그저 넷플릭스 재생기 신세에서 학습 노트로 발돋움했다. 굿노트에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pdf 다운로드 받아 열심히 손으로 써가며 외워나간다. 자체 글자 학습 교재가 제공되지만 여러번 써가며 외워야 하기에 패드에 썼다 지웠다를 반복.
매 주차별 스텝별 진도에 맞춰 진도표에 스티커를 붙여나갔다. 칭찬 스티커 붙이는 기분도 들고 갑자기 초딩된것같다. 일본어 실력만 놓고 보면 초딩도 안되니까 이런게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공부하는 습관이 목표이기에 네이버 밴드에도 가입해 그날그날 인증글을 남겼다. 주 2회 정도 진도를 나가는데에 집중하고 다른 날에는 아직 익숙치 않은 문자 학습에 중점을 뒀다.
5~8주차
작심삼일을 넘어 작심 5~8주차. 제공되는 온라인강의를 통해 쉐도잉도 열심히 하고 문법도 함께 익혀나가는 과정. 언어를 익히는데 단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핸드폰에 단어책도 하나 사서 받았다. 자주해야지 하면서도 쉽지 않지만 이동시간이나 손이 놀때면 어플을 켜서 한문단어 익히기도 꾸준히 하는 중.
홈페이지 인터페이스가 편하진 않다. 강좌별로 그냥 쭉 리스트로 제공되어서 주차가 넘어갈수록 다음 강의를 들으려면 화면 스크롤을 다시 계속해서 해야한다는 점이 불편하다. 각 개별 강의에 시간이 길지 않아서 스텝 1~3까지 한번에 듣고 다른 날에 스텝4~5를 들어서 한 주 진도를 마무리하는 식으로 공부 중. 역시 가볍게 시작한 일본어 공부지만 주차가 진행될 수록 복습을 해야하는 압박감도 커져간다. 배운 것을 까먹지 않아야하니 말이다.
9~10월에는 명절과 연휴가 있어 쉬어가는 주간도 있었지만 그래도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다.
9~12주차
매 주차 시작하며 인증샷을 남기기도 벌써 몇 달이 지났다. 그 주의 단어, 회화, 문법, 한문, 학습 마무리 순으로 진행되는 커리큘럼. 레벨 1은 각각 일본어마다 한글음표기가 같이 되어있어서 아직 익숙하지 않은 일본어 읽기가 수월하다. 하지만 자꾸 한글이 먼저 눈에 들어와서 회화 파트에선 일부러 가리고 연습하기도 했다. 레벨2 부터는 한글음표기가 없다. 레벨업이다.
장점
레벨1을 끝낸 시점에서 느낀 학습지에 장점은 얇다는 것이다. 의지박약이래도 이정도는 할 수 있다. 한 주 분량을 스텝1~5로 나눠져있는데 나는 한 주에 2회로 1~3 스텝, 4~5 스텝으로 나눠서 진도를 나갔다. 가볍게 한 주 한 주 풀어나가다보니 어느덧 12주차 분량을 마칠 수 있었다. 최초에 목표했던 습관 만들기 측면에서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레벨2로 넘어갈 자신이 생기고 포도 송이 스티커 붙여가며 어릴적 칭찬 스티커 모으던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르곤 했다.
단점
단점은 얇다는 것이다. 학습 내용만 따지고보면 입문 내용이라곤 하지만 12주차 동안 크게 배운 것이 없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배운걸 다 기억하냐? 그것도 아니다.. 뜨끔. 한 주에 문법과 한문, 단어를 골고루 나눠서 하다보니 그렇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다른 레벨들을 하다보면 학습량도 늘겠거니 생각중이다.
레벨1을 마친 소감
기본 진도 교재 외에 문장쓰기, 한달고사, 워크북과 같이 부가 교재들이 있어 진도만 나가선 안된다. 숙제도 복습도 열심히 해야한다. 함께 동봉된 문제지 채점 결과는 30문제 중 27문제를 맞췄다. 총 세파트 중 각 파트별로 한 문제씩을 틀렸다. 아쉽지만 이게 내 실력인거지. 어찌어찌 시작하게된 외국어 공부가 한 고비를 넘어갔다고 생각하니 성취감과 함께 학교 다닐때 열심히 해볼껄하는 뒤늦은 후회도 해본다. 아직도 여전히 헷갈리는 히라가나와 가타카나가 많지만 꾸준히 공부하다보면 익숙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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